요 근래 의존성 역전에 관한 글을 쓰게 돼서일까요, 게임을 하다가 혹시 이런 것이 가능해진 것이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의존성 역전이 적용됐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다만 기존의 딱딱한 글에 엮어서 붙이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따로 글을 작성해보려 합니다. 당연히 제가 내부 코드를 읽어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저 그런 것이 아닐까?하는 유쾌한 상상 정도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페르소나 5 로얄이라는 게임을 혹시 해 보신 분이 계신가요? 이거 진짜 갓겜입… 이게 아니라, 페르소나 5 로얄은 나름 jrpg의 마스터피스 중 하나로 꼽히는 게임입니다. 제가 jrpg가 취향이 아니어서 많이 플레이하지는 않았습니다만, p5r(이제부터는 이렇게 축약하도록 하겠습니다)는 너무나도 플레이하는 경험이 황홀했었죠. 중요한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웅장하면서도 가슴 뛰는 bgm,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하나씩 추가되는 새로운 전투와 육성 요소, 그리고 캐릭터들의 성장과 이야기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습니다. 혹시 아직 플레이해보지 않으신 게이머 분들이 계시다면, 꼭 한 번 플레이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잡설은 여기까지로 하고, 아직까지 플레이 타임이 겨우 2시간 반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만 p3r(페르소나 3 리로드)는 p5r과 비교해서 게임의 굉장히 초반부부터 인상깊은 변화가 하나 눈에 띄었습니다. 그것은 텔레포트를 할 수 있는 지역의 디테일이 확장됐다는 점입니다.
p5r은, 제 기억이 틀리지 않았길 바랍니다만, 동일한 장소 내에서 텔레포트를 할 수 있는 디테일이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카페 르블랑은 주인공이 주로 거주하는 2층의 다락방과 1층의 가게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런데, 유저가 텔레포트 기능을 통해 도착 가능한 구역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입구 아니면 가게 1층으로 기억합니다. 즉 2층으로 바로 이동할 수 없었던 것이죠. 그러나 p3r은 이 부분이 확장돼서, 기숙사 내부의 자기 방으로 텔레포트가 가능해졌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단순히 공간을 프로그래밍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노가다가 들어갔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틀라스는 요즘들어 굉장히 많은 게임을 쏟아내고 있는 게임사입니다. 페르소나 5 택티카, 페르소나 3 리로드에 이어서 곧 유니콘 오버로드라는 새로운 ip의 출시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죠. 비록 페르소나 5 택티카의 최적화는 아쉬운 부분이 조금 있기는 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요즘 아틀라스에서 출시하고 있는 게임들은 완성도가 높고 전방위적으로 발전중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아마 이런 확장성을 통해 게임의 퀄리티를 높이고 개발 과정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하지 않았을까?하는게 이제 제 단편적인 지식내에서 해볼 수 있었던 일종의 망상입니다.
이렇게 좋은 프로그래밍 디자인이 확장성을 통해 게임의 퀄리티와 유저 경험, 그리고 개발의 용이성을 높여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굉장히 즐겁고 나도 저런 일을 언젠가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려면 이제 계속해서 공부하는 것을 멈추지 않고 노력해 나가야겠지요.
아마 제가 상상하는 의존성 역전과는 다르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아틀라스의 개발자 분께서는 게임에 확장성을 부여하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 생각이 드니 게임을 플레이하는 즐거움이 이전보다 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이 게임이 제게 얼마나 많은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가져다 줄 지, 그리고 개발을 공부하는 것이 게임을 더 즐길 수 있게 만들 수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