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며
요 근래 구직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들은 조언 중에 ‘기술 블로그를 작성하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구직을 목표로 이를 작성한다면 기술 블로그를 가꾸는 일은 제가 구직을 마치는 순간 쓸모없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제가 전에 큰 꿈을 꾸고 뭔가 쓰다가 방치해서 폐허만 남은 예전의 것과 동일한 것이 되겠죠. 마치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올해는 건강하게 살아야지!”라고 다짐하고 이전의 계획표를 되돌아보고 “또 실패했었지만, 올해는 다르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처럼이요.
그렇기 때문에 기술블로그를 작성하는 것의 무거움을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더 잘 알고 있어 겁이 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다행인 점은 제가 요즘에 두렵다고 느껴지는 일들이 저에게 진짜로 도전해야하는 지점들이란 것을 깨달아 간다는 것이죠.
그래서 원론으로 돌아와, 결국 제가 이 기술블로그를 성장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부터 고민해봤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이유들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 이 블로그 주인장은 하고 싶은 말이 더럽게 많다.
- 인간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인지하지 못한다.
첫 번째는 경박하고 두 번째는 굉장히 거창한 이유가 됐네요. 하루에 일기를 썼다하면 30분에서 한시간씩 붙들고 3천자씩 갈겨대는 인간이 대나무 숲에라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쳐대고 싶은 소망을 해소하는 창구를 찾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리고 일기는 그걸 쓰긴 좀 아쉬운 매체니까요.
그리고 사람마다 다르겠습니다만, 저는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다면 지식을 온전히 습득했다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소위 꼰대스러운 기질도 가지고 있는 인간입니다.
그러니 앞으로 제가 이 업계에서 계속 살아나가는 것이 목표라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꾸준히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통해 세 치 혀를 놀려가며 자신이 가진 이해의 모자람을 통감하며 작은 머리 속에 있는 헛소리를 끄집어내려 노력하는 것이겠지요.
“… 좋아합니다. 이번엔 진짜라구요!”라는 강백호의 유명한 대사가 슬램덩크의 마지막을 장식했듯, 저 역시도 오늘이 많은 날이 지나 일기의 한 장을 돌아봤을 때 부끄러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진짜’가 되는 날이었음을 웃으며 되돌아볼 수 있기를 간절하게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