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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게임은 쉽고 접근성 좋은 게임입니다

오락실 혹은 문방구 앞에서 동전하나 들고 내 차례를 기다리면서 격투게임을 해 본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격투 게임은 본래 쉽고 접근성이 좋은 게임이란 것에 동의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격투 게임은 게임 내의 거의 모든 플레이가 직관적으로 진행되며, 게임의 규칙을 이해하는 데에도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보는 것 역시도 이해하기 쉽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도 쉽습니다. 게임의 규칙을 이해하고, 플레이하는 것이 쉽기 때문에 격투 게임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쉽고 접근성 좋은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격투 게임은 모든 장르의 게임들 중에서 가장 접근성이 나쁜 게임 중 하나라는 잘못된 인식이 생겼습니다.


저자 소개

저는 스트리트 파이터 6 이전까지 격투 게임이라곤 문방구 앞에서 초등학교 시절 소위 동물 철권이라 불리는 게임을 즐겨본 게 전부인 사람입니다. 하지만 작년에 스트리트 파이터 6를 접하고 이를 너무 재미있게 즐기다 보니 다음과 같은 랭크들에 도달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내 랭크(1) 현재 내 랭크(2)

스트리트 파이터를 안 하시는 분들을 위해 조금 더 설명하자면 현재 제 계정은 주로 플레 1 ~ 플레 3 사이의 랭크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상위 42% ~ 29% 정도로, 롤에서 골드 4 ~ 플레 4 정도의 랭크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sf6 rank distribution

제 현재 플레이 시간은 작년부터 약 200시간 정도 되며 그 분포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리고 이는 일반적인 게임 유저들의 플레이 시간 분포와 크게 다릅니다.

sf6 playtime of mine

sf6 playtime of others


셋업 연습이란 - 게임이 쉬워서 생긴 딜레마

격투 게임 공략을 찾아보면 대부분은 일정 수준 이상의 셋업 연습을 권장합니다. 셋업이란, 상대방이 어떤 상황에서 취한 행동에 대해 어떤 반응을 할 것인지를 미리 연습해두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는 격투 게임에게 내려진 저주로, 게임이 쉽기 때문에 생긴 딜레마입니다.

격투 게임은 변수가 굉장히 적은 게임입니다. 캐릭터 별로 할 수 있는 행동에는 제한이 있고, 그 행동을 취했을 때 나오는 결과도 대부분이 정해져 있습니다. 심지어 전투도 1:1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여러 명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이루어내는 전투와는 다르게 상대방의 행동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꽤나 높은 확률로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는 셋업 연습을 통해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반응을 미리 연습해두면 상대방의 행동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셋업 연습을 하는 것은 모든 격투 게임이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효율적인 학습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격투 게임의 문화가 셋업 연습을 통해 모든 것을 완성한 후 게임을 시작하라는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셋업은 왜 필요하고 스파6에서는 초보에게 필요 없는가

셋업이란 태권도에서 배우는 일종의 초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정 상황이 주어졌을 때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연습을 통해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대응을 미리 연습해두는 것입니다. 이는 격투 게임에서 상대방의 행동을 예측했을 때 그에 대한 대응을 미리 연습해두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스파6의 모던 컨트롤은 이러한 셋업 연습을 어느 정도 하지 않아도 될 새로운 컨트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어시스트 콤보’입니다.

어시스트 콤보는 모든 캐릭터들마다 투버튼을 연속해서 누르기만 하면 콤보가 나가기 때문에 격투 게임의 커맨드 입력 방식과는 달리 다른 액션 게임들처럼 연타만으로도 콤보를 쉽게 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는 각각의 상황에 대한 셋업을 연습하지 않고 세 가지 경우에 대해 어시스트 콤보를 통한 셋업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셋업 연습으로 모든 것을 준비하고 게임을 시작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입니다

셋업 연습은 격투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셋업 연습을 통해 모든 상황에 대한 대응을 연습하고 게임을 시작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입니다. 격투 게임은 게임 내의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며, 그 상황에 대한 대응을 빠르게 결정해야 하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이는 셋업 연습을 통해 모든 상황에 대한 대응을 연습하고 게임을 시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만약 경험이 뒷받쳐주지 않은 상태에서 셋업 연습만이 이루어질 경우에, 그것을 적절하게 꺼내는 능력 또한 부족할 수 있습니다. 즉, 셋업 연습을 통해 모든 상황에 대한 대응을 연습하고 게임을 시작하는 것은 기존의 스파6에서는 ‘클래식’이라 불리는 컨트롤에서는 상황에 대한 숙지가 돼있지 않으면 콤보를 사용할 수 없어 필요했을 지 모르지만, 모던 컨트롤에서는 어시스트 콤보를 통해 콤보를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셋업 연습을 통해 모든 상황에 대한 대응을 연습하고 게임을 시작하는 것은 불필요합니다. 오히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상황에 대한 대응을 연습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셋업 연습이 아니라, 게임 플레이를 통해 상황을 익히세요

결국 셋업이란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누군가가 정리해 둔 해답이고 이를 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황에 대한 이해를 얻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고, 그 상황에 대해 ‘모르면 맞아야죠’를 체험하는 것을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러다보면 한계에 부딪히는 시점이 오겠지만, 셋업 연습이란 그 때에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격투 게임에서 한계를 경험하는 것은 내가 어떤 상황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에 대해 남들은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찾아보는 것을 통해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셋업은 암기의 대상이라기보다는 특정 상황들에 대한 대처를 연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게임을 꼭 필수적인 건 외우고 나서 하려고 부담 갖지 말고 우선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은 즐기려고 있는 물건이니까요! 그리고 격투게임은, 정확하게 스트리트 파이터 6는 초보자도 충분히 즐기면서 시작하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고우키가 나와 스파6에 관심이 생겼지만 격투 게임을 시작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있다면, 공부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가볍게 오락실에서 게임을 즐기던 그 때의 마음으로 한 번 시작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자료


202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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