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개발 작업에는 Copilot을, 보조 용도로는 ChatGPT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AI 관련 회사로 이직하게 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자연스럽게 AI 관련 소식을 훨씬 더 많이 접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다양한 AI 툴들을 직접 사용해볼 기회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AI 툴들이 제 일상과 업무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적인 도구가 되어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제가 경험했던 여러 AI 툴들에 대한 후기를 공유하며, 이러한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툴 목록
- 챗봇들
- chatgpt
- gemini
- claude
- cursor
- perplexity
- notebookLM
챗봇들
아무래도 AI를 쓴다고 하면 지금 가장 기본이 되는 툴은 LLM 기반의 챗봇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각각이 발전하는 속도도 빠르고, 같이 쓰다 보면 각각의 장단점이 확연히 체감이 돼 목적성에 따라 이것 저것 쓰게 되더군요.
- chatGPT: 가장 유저 친화적인 챗봇
chatGPT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그 어떤 챗봇보다 UX 설계가 잘 되어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지브리 풍으로 이미지를 변환하는 기능이 화제가 됐던 것처럼, chatGPT는 단순히 챗봇으로서 질문에 대답하는 것을 넘어서서 유저가 이를 유용하게 활용하기 쉬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미지를 생성하고 나면 이를 별도의 라이브러리 형태로 저장해주는 기능, 유저 개인화를 설정을 통해 제공하고, 여태까지 유저와의 대화 기록을 바탕으로 대화 품질이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점차 개선되는 과정은 단연 chatGPT가 UX 측면에서 제공하는 가장 편안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대화 내에서 모델 변경이 가능한 것은 제가 사용해 본 모든 챗봇 서비스 중 chatGPT만이 제공하는 기능입니다. 이는 제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부분입니다. chatGPT의 가장 큰 장점이 UX이고 이를 가장 잘 반영하는 모델은 chatGPT 4o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가벼운 질문을 주고 받고 싶을 때 사용하기 좋은 4o에서 대화를 진행하다가, 좀 더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고 싶을 때 o3, o4-mini-high 등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능은 개인적으로 chatGPT가 가지고 있는 가장 독보적인 기능 중 하나라고 평가합니다.
- gemini: 가장 값싸고, 가장 똑똑한 챗봇
제가 개인적으로 구글이라는 회사를 동경하는 편이라 다소 편향된 시각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gemini는 이번에 2.5 모델이 공개되면서 구글이라는 회사가 기술적 역량에서 얼마나 앞서 나가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chatGPT를 쓸 때 4o 모델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대화하기에 가장 편한 모델이란 것도 있습니다만, 다른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비용적으로 부담이 된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현재 gemini는 구글의 공격적인 투자로 사실상 거의 무료로 제공되고 있는 상태이고, 돈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도 가장 저렴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결국 구글이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GPU를 대체하는 자체 개발 TPU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기반하고 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구글이 벤치마크에서 최상위라고 밝혔는데, 실제로 사용해보시면 이를 체감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최상위의 성능을 가격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강점입니다. chatGPT를 쓰다 보면 4o 이외의 모델이 성능이 좋다고 하지만, 정작 가격 부담 때문에 얼마 사용 못했던 반면, gemini를 사용할 때 저는 오히려 2.5 이외의 모델은 사용하지도 않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2.5 모델은 구글이 발표한 것처럼, 굉장히 똑똑합니다.
- claude: 가장 일을 잘하는 챗봇
chatGPT가 유저 친화적인 측면에서 가장 특화돼있다면, claude는 가장 일을 잘하는 챗봇입니다. 이번에 기획된 내용을 기반으로 깔끔한 문서, ppt를 작성하고 싶으신가요? claude가 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chatGPT, gemini 등을 통해서 무슨 일을 할지에 대한 방향성은 다 잡아뒀는데 최종 결과물이 마음에 안 드시나요? 마지막 마무리는 claude로 해보세요.
cursor
coding agent는 AI 툴을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직업군인 개발자들에게 특히 중요한 분야이며,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룻밤 자고 나면 수도 없이 새로 나오는 물건이 coding agent거든요. 아마존, jetbrains, MS와 같은 큰 회사에서 내놓은 물건들에서부터 시작해 각종 오픈소스로도 물건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직업이 개발자이다 보니, 개발 툴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아무래도 커서이긴 합니다. 제 오랜 코딩 파트너였던 코파일럿을 몰아낸 녀석이기도 합니다. 커서의 가장 큰 장점은 현재 에디터에 AI agent가 도입될 때 개발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기능이 무엇일지에 충실하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커서는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서 현재 맥락(context)을 파악하는 데 능숙하며, 이는 기존 에디터 기반 코딩 에이전트들이 제공하지 못했던 편리함입니다.
거기에 더해 커서는 제가 사용해 본 coding agent들 중에서 가장 빠릅니다. 빠르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고, 이것 하나만으로도 다른 여러 툴 중에서 커서를 선택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커서는 현재 가장 많은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코딩 에이전트 중 하나이므로, MCP와 같은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거나 활용하려 할 때 커서를 기반으로 한 문서나 지원을 찾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perplexity
챗봇 답변의 할루시네이션 여부를 직접 검증해야 하는 경우가 잦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기반 지식이 필요하죠. 물론 잘 아는 분야에서는 문제가 덜하지만, 개발자는 새로운 라이브러리, 프레임워크, API를 자주 사용해야 합니다. 이때는 챗봇 답변만 믿기 어렵고 공식 문서를 찾아보는 것이 일상이 됩니다.
다행히 문서가 잘 갖춰진 경우도 많지만, 문서나 자료가 부족하거나, 잘 작성되어 있더라도 원하는 정보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잦습니다. 이럴 때 정보를 헤매는 과정은 상당한 고통이죠.
퍼플렉시티는 그런 부분에서 고통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검색 엔진의 역할을 해줍니다. 최근 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저는 최후의 수단으로 퍼플렉시티를 사용해 검색을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 한나절 내내 저를 괴롭혔던 문제의 정답을 10분도 안 되어 정확하게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 이후로 퍼플렉시티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툴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가능하다면 유료 버전도 사용해보고 싶지만, 일단은 좀 더 사용해본 후 결정하기로 미뤄두었습니다. 당분간은 무료 모델만으로도 충분히 강력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notebookLM
개인적으로 notebookLM은 학습 방식의 혁명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구글이 항상 강조하던 자사 모델의 방대한 컨텍스트 윈도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저도 MZ 세대에 속하는 인원이긴 합니다만, 요즘의 알파 세대 수준으로 영상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기 보다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정보를 얻는 것을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품질의 정보가 블로그 기반에서 유튜브로 이동한 것은 통탄할 일 중 하나였습니다. 글로 읽으면 5분도 안 걸릴 내용을 습득하려고 유튜브로 수십 분을 쳐다보고 있어야 하는 일은 고역이기 그지없습니다.
notebookLM은 학습 자료를 누구보다 빠르고 다양하게 정리해 줍니다. 마인드맵, 전체 브리핑 문서, 팟캐스트(현재 영어만 지원), 심지어 자료 기반 대화(이 또한 영어만 지원)까지 가능합니다. 방대한 학습 자료를 효율적인 형태로 버튼 하나만으로 재가공해주는 이 서비스는 그야말로 미쳤다고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방대한 자료 앞에서 어디서부터 학습을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그런 막막함을 느끼는 사용자에게 notebookLM은 시작할 지점을 채팅으로 안내해 줍니다.
NotebookLM은 또한 사용자가 제공한 소스만을 기반으로 답변합니다. 따라서 답변이 할루시네이션에 기반한 것은 아닐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공한 소스가 신뢰할 수 있는 자료라면, NotebookLM의 답변 또한 그만큼 신뢰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여러 자료 간의 통합적인 해석까지 제공해 줍니다. 다양한 자료를 종합하고 정보를 취합해야 하는 상황에서 NotebookLM은 이 작업을 훌륭하게 해낼 수 있습니다.
AI 관련 회사로 이직하며 다양한 AI 툴들을 직접 써볼 수 있었던 경험은 제게도 매우 흥미로운 과정이었습니다. 보셨듯이 각 툴마다 뚜렷한 강점이 있어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재미가 쏠쏠하더군요. 개발 보조부터 정보 탐색, 학습 효율 향상까지 AI는 이제 우리 일상과 업무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가고 있음을 체감했습니다. 이 분야가 워낙 빠르게 발전하다 보니, 앞으로 또 어떤 혁신적인 툴이 등장하고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가 됩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드린 내용이 여러분의 AI 툴 탐험에 작은 참고가 되었기를 바라며, 관심 가는 툴이 있다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꼭 한번 직접 경험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여러분이 사용하며 감탄했던 ‘나만의 최애’ AI 툴이나 특별한 활용 팁이 있다면 댓글로 자유롭게 공유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